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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산] 새로운 비전


일년이 너무나 빨리 갔습니다. 처음으로 하이티에 발을 내딛은지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올해 6월 하이티 선교를 떠나기전에 저는 두번째로 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도 쓸데없는 잔걱정이 많았습니다. 콜레라가 하이티 나라전체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도 조금은 신경이 쓰였지만 그 것보다 알 수없는 불안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선교에서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시티솔레의 우리 평강교회를 벗어나서 볼 하이티의 낯선 모습들에 대해 꽤나 큰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선교를 떠나기 전에 두렵고 불안했던 것이 오히려 제가 심적으로 또 영적으로 더 단단히 제 자신을 다질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서운 만큼 하나님께 큰 용기와 힘을 주시라고 조금 더 간절히 마음을 다해서 기도할 수 있었고 또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여서인지 하이티에 도착하여서는 행복하고 기뻤던 시간들, 그리고 가슴이 벅찰정도로 감사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House of Love 라는 고아원의 16명의 아이들을 만나 즐겁게 찬양드리고 따갑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수건돌리기를 하면서 신나게 뛰놀던 기억, House of Hope의 아이들과 색색깔의 연도 만들고 공놀이를 한 기억, 성도들의 수가 천명이 족히 넘을듯한 하이티의 한 교회에서 함께 뜨겁게 찬양하던 기억, 마더 테레사 병원에서 여전히 빼빼 마르고 조그마한 아이들을 어르고 먹이고 재우던 기억, 다시 방문한 시티솔레의 우리 평강교회에서 아이들에게 바람개비를 나눠준 기억, 또 어설픈 하이티 말로 연습해 간 찬송가를 주일예배에 우리교회 성도들과 같이 불렀던 기억들. 모두 다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기억들입니다. 이번 선교기간 동안 박병준 선교사님께서 저희 선교팀을 여러 고아원에 데려가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하루에 한끼 먹는 것 조차도 사치인 고아원이 있었던 반면 아이들의 영양을 위해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양식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고아원을 여러곳 돌아본 뒤에 마지막으로 선교사님께서 저희를 데려간 곳은 끝없이 펼쳐진, 그러나 아무것도 개척되지 않은 벌판이었습니다. 드넓은 벌판에 서서 파랗게 흐르는 강을 보며 감탄하고 있는 저희들에게 선교사님께서 이 땅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교회가 세워질 수 있고, 학교, 또 집이 먼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병원이 자리잡을 수 있는, 지금은 아무 것도 없는 땅이지만 미래에 하이티 사람들을 위해 다시 쓰여질 수 있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허허벌판에서 저는 그 땅 위에 상상의 학교도 짓고 병원도, 교회도 지어보았습니다. 너무나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그 계획들이 어찌나 제 가슴을 뛰게하고 설레게 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곧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내가 이 상상 속의 계획들을 훗날 현실로 이루어야겠다.’ 제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하나님께서 선명하게 들려주시는듯 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힘이 불끈나고 행복했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벅차고 감사했습니다. 하이티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또 제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때도 하이티와 하나님의 비전이 제 마음 안에서 계속 저를 북돋아 줄 것 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내후년에 다시 하이티를 찾을 때, 그 비전을 더욱더 선명히 듣고 보기를 소원합니다. 하이티에서 하루동안의 일정이 정신없이 끝나고 하루동안 뒤집어 썼던 먼지를 찬물로 씻어내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개운한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분명히 몸은 피곤한데 그 나른함은 이상하게도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희 선교팀은 고단한 하루일과를 마치고도 연신 즐겁게 다음날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잠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어버리긴 했지만 말입니다. 아무런 걱정없이 몸과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나면 아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기쁨과 감사함인 것 같습니다. 작년 하이티 선교를 다녀와서도 하나님께서 저를 써주시고 필요로 하심에 대해 많은 감동을 받았었는데 올해에는 더 그 메시지를 마음 속 깊이 듣고 또 새기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저를 매해 하이티 선교로 이끄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같이갔던 우리 선교팀 멤버들, 열심으로 기도해 주신 우리 평강교회 성도님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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